옛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나쁜 기운이나 잡귀를 막기 위해 온 집안 곳곳에 상징적 장치를 두었습니다. 대문에는 호랑이나 문신 그림인 ‘문배’를 붙이고, 절 지붕엔 귀면 기와를 올려 악귀의 출입을 막았죠. 마을 수호신당엔 솔가지·붉은 고추·숯을 엮은 금줄을 걸어 잡귀를 쫓고, 왕릉 주변엔 돌로 만든 석수가 망자의 안식을 지켰습니다.
이처럼 길상(吉祥)과 벽사(辟邪)의 이미지들은 단순한 미신을 넘어 한국 전통 미술과 건축에 깊은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태양·달·별은 단순한 천체가 아니라 인간의 운명과 생사를 관장하는 상징으로 여겨졌고, 북두칠성·칠성판 등은 하늘의 기운과 망자의 안녕을 기원하는 코드로 자리 잡았죠.
최근엔 K-컬처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이러한 한국 전통 무속 문화 상징들도 외국인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같은 콘텐츠 속에 숨어 있는 상징 코드가 세계 무대에서 하나의 문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통문화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을 넘어 오늘의 문화 콘텐츠로 재해석되는 지금, 우리의 상징 언어를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요?
